차를 마신 뒤 짧게 읊다

작은 병에 샘물을 길어다가

깨진 솥에 이슬 맞은 새싹을 끓이니

귀뿌리가 갑자기 맑아지고

코끝을 보니 붉은 놀과 통하네

잠깐 사이 눈 흐림이 사라져

바깥에 조그만 티도 없어지고

혀로 맛보고 목으로 삼키니

살과 뼈가 정히 평온해지며

방촌의 마음이 깨끗해져서

생각에 사특함이 없어지거늘

어느 겨를에 천하를 언급하리오

군자는 의당 집안을 바루어야지

- 고려말기 대문장가 이색(崔致遠, 1328~1396), 「다후소영(茶後小詠)」

Next
Next

꿀, 땅콩 버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