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pboard

©Jason

“네가 이 찬장을 처음 보고 좋아했을 거라고 생각해, 맞지? 알 수 있어. 어렸을 때, 포트리에 살던 고모부네 집에 갔었을 때 비슷한 찬장을 본 적 있어. 그 때 그 시절, 아마 집집마다 있었을 그 찬장이 여기 이렇게 있을 줄 몰랐어. 나도 이 찬장을 볼 때 그 시절 생각이 나는데, 넌, 아마 더 많은 기억들이 돌아 오겠지?

어쩌면 이 찬장 때문에 여기에 온 거 아니야? 불 꺼진 밤에 찬장을 보면서 좋아할 거라고 생각했어, 네가.”

“맞아 제이. 몰랐어. 너 말이 맞아, 옛날 생각이 많이 나. 이 찬장을 좋아해.

할머니가 돌아가시고 장례식장을 지키며, 밤이 되면 할머니 영정 앞에 웅크리고 며칠 잤어.

이삿짐을 풀며, 이 찬장 앞에 주그려 누워서 잤어.

돌아가고 싶어. 헤어지기 전의 모든 순간들로 돌아가고 싶어.

그리워. 너무 멀고, 너무 오래 됐어.

멀고 오래되어서 더 그리워.”

“나도 그래 제이슨. 그 맘 알아. 헤어진단 건 마음 아픈 일이야. 떠나온 단 건, 두고 와야한단 건 언제나 마음이 아픈 일이야. 그래도, 헤어짐을 달랠 수 있는 물건이 공간에 있어서 좋은 일이야. 찬장 앞에 앉아있는 네가 꽤 잘 어울려. 만나야 할 사람은 기어코 만나게 되듯이, 만나게 될 물건도 만나게 된다고 생각해. 너희 둘이 만나서 보기 좋아.”

“어느 날이라도 가볍게 사라지고 싶은데, 그래서 크고 무거운 것들을 곁에 두지 않으려는데, 이 찬장이 이렇게 크고 무거워서 여길 떠나는 날 얼마나 마음이 또 아플까 생각했어.”

“무슨 그런 걱정을 해. 떠나는 날이라면, 아마 너는 이 찬장보다도 더 찬장의 기억이 있는 곳으로 가게 되겠지. 찬장도 할머니 영정 사진도 필요없는 곳으로 말야.”

“여기에서 이 찬장을 만날 줄 몰랐어.”

“만난다는 것도, 헤어진단 것도 그런거야. 알 수 없는거야. 삶의 모든 것에 대해서 나는 이제 아무것도 모르지만, 이거 하나는 확실히 알고 있고, 그래서 너에게 말해 줄 수 있어. 만남과 헤어짐은 알 수 없는거야.”

“무거워. 멀고 오래된 것들 모두. 헤어짐들.”

“그 무게가 한 사람을, 그 사람으로 만들어 주는 거야, 제이슨. 찬장의 무게 같은 거야. Really, Jason. That’s what makes you, you. Just like the cupboard’s been sitting down waiting for you and holding the space for you, those memories and the weight of life is giving you the anchor. Without the anchor, you float in the void. It surely feels heavy, and it’s supposed to be heavy.”

“너는 가끔씩 이런 말을 하더라? 자주 좀 해줘 이런 말. 왜 혼자만 이런 걸 몰래 알고 있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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