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아
후회할 수 있다는 건 재미있게도 삶이 궤적에 올라와 있을 때 가질 수 있는 감정이지요.
그렇다고 생각해요. 삶의 궤적을 잃었을 때, 삶을 잃었을 때에는 후회할 호흡 조차 가질 수 없는 경우가 많았거든요.
아침 일찍엔 말차를 마십니다. 에스프레소 같아서, 크리미한 맛이 좋아서, 간단하고 빨라서, 그리고 격불하는 행위가 좋아서 아침엔 보통 말차를 마셔요.
다완을 두 손으로 잡고, 따뜻한 물 담아 천천히 돌려 다완을 뎁히고는 말차 넣어 격불해요. 실은, 체를 치지도 않고, 다완의 물기를 닦지도 않고요, 전 그냥 그렇게 그 상태로 격불해요.
에스프레소는 하늘 위로 떠오르는 마음이라면, 말차는 더욱 단단히 바닥에 발을 붙이게 되는 느낌이예요. 전 그게 꽤 좋아요. A grounding feeling. I have no intention to vilify coffee. It's just that some mornings I'd like to feel grounded. To be honest, I'd like to feel safe and grounded, especially in the morning. Every single morning.
Because life will spread out throughout the day and I will feel like I'm flying in the air anyway, I don't want to have that feeling when I've just woken up.
후회스러운 일들에 대해 생각했어요. 말차가 말라가는 다완의 바닥은 마치, 화성의 그것과도 같고, 엷은 녹초 지대와도 같고, 신기해요. 후회스러운 10년전의 일을 생각하고 있다면, 낭만적이기라도 할텐데-후 그땐 그랬지, ㅎ ㅏ ㅇ ㅏ 하면서요- 하지만 바로 어제의, 미처 하루도 지나지 않은 일들에도 후회스러울 때가 많아요.
하지만, 돌아봤다는 것, 돌아보고 가늠하며, 후회라는 감정을 이끌어냈다는 것. 그걸 솔직하게 느꼈고, 그걸 여기에 적었다는 것은 축하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떤 이는 후회없이 살고, 어떤 이는 후회를 느끼지 않고, 어떤 이는 후회를 부정하겠지요.
저는 후회를 가늠하고, 부끄러워하고, 하루가 지나도 또 쌓이게 될 후회들을 무거워하면서도, 끊임없이 가늠해 보려고 합니다. 말차를 마시는 이 아침들에는요.
그리고 아무도 읽지 않는 이 곳에 적어두었습니다. 이윽고 곧 지워지거나 잊혀지고, 읽히지도 않을 이 검은 화면 위에다가요.